합스부르크 가문 6부: 운명의 트리플 웨딩

합스부르크 가문 6부: 운명의 트리플 웨딩

칼이 아닌 결혼반지로 얻어낸 ‘태양이 지지 않는 스페인 왕관’

작성일: 2025년 10월

5부에서 우리는 막시밀리안 1세‘결혼하라‘는 모토 아래 부르고뉴 공녀 마리와의 혼인으로 부유한 네덜란드를 획득하는 전략적 성공을 목격했습니다. 하지만 막시밀리안의 야심은 유럽 북서부에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그의 시선은 해가 지지 않는 광대한 영토를 소유한 스페인으로 향했습니다.

당시 스페인은 페르난도 2세이사벨라 1세 부부의 통치 아래 이슬람 세력을 몰아내고 콜럼버스의 항해를 후원하며 신대륙 개척에 성공한, 유럽에서 가장 강력하고 부유한 왕국으로 떠오르고 있었습니다. 합스부르크는 스페인의 황금을 탐냈고, 스페인은 합스부르크의 신성로마제국 권위를 원했습니다.

막시밀리안의 걸작: 세 번의 결혼, 하나의 왕좌를 향해

막시밀리안 1세는 단순히 한 명을 결혼시키는 것을 넘어, 양가 자식을 맞교환하는 전례 없는 ‘트리플 웨딩(Triple Wedding)’ 전략을 설계했습니다.

📜 결혼 동맹의 주역들 (1496~1497년)

  • 합스부르크 아들 필립 & 스페인 공주 후아나(Joanna)
  • 합스부르크 딸 마르가레테 & 스페인 왕자 후안(John)

두 가문은 자녀들을 교차 결혼시킴으로써, 어느 쪽의 왕좌가 비더라도 상호 간의 계승권을 확보하는 이중 안전장치를 마련했습니다.

모두가 죽고 단 한 명만 남다: 운명적인 후계자

이 결혼 동맹의 진정한 기적은, 이후 스페인 왕실에서 일어난 예상치 못한 비극적인 사건들에 있었습니다. 스페인 왕위 계승 1순위였던 왕자 후안은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망했고, 그의 자녀 역시 일찍 세상을 떠났습니다.

스페인 왕실의 계승 순위는 한 명씩 줄어들었고, 마침내 스페인 이사벨라 여왕의 직계 후손 중 유일하게 살아남아 왕위를 물려받을 자격이 있는 인물은 합스부르크로 시집온 후아나(Joanna)뿐이었습니다.

문제는 후아나가 남편 필립이 일찍 사망한 후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빠졌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그녀를 ‘광녀(La Loca)’ 후아나라고 불렀습니다. 이로 인해 그녀의 아들이자 막시밀리안 1세의 손자카를(Charles)이 자연스럽게 스페인 왕국의 모든 권리와 영토를 물려받게 되었습니다.

결혼반지 하나네덜란드를, 트리플 웨딩스페인을 합스부르크 가문에 안겨주었습니다. 이로써 오스트리아의 상속부르고뉴의 부에 이어 스페인의 금신대륙의 영토까지 모두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역사적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다음 7부에서는 이 모든 유산을 물려받아 유럽 역사상 가장 광대한 제국을 다스렸던 인물, 카를 5세(Charles V)의 위용과 ‘태양이 지지 않는 제국’의 의미를 다루며 시리즈를 마무리하겠습니다.

트리플 웨딩의 최종 결과물, 직함 70개의 황제 카를 5세의 이야기가 곧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