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곤실레의 '얽혀 누워있는 두소녀'

에곤 실레의 얽혀 누워 있는 두 소녀(1915)은 여성의 친밀감, 감각적 모호성, 단절을 탐구합니다. 이 작품은 층층이 쌓인 구성과 표현주의적 디테일을 통해 복잡한 감정적 기저의 흐름을 드러냅니다.


에곤실레의 얽혀 누워있는 두소녀

에곤 실레의 <얽혀 누워 있는 두 소녀>는 그의 1911년 작품 <두 소녀 (연인들)>을 더욱 복잡하게 발전시킨 그림입니다. 이 작품은 여성의 사랑과 관계를 탐구하면서도, 그 모든 요소가 남성 예술가의 시선을 통해 설정되었다는 역설적 긴장감을 드러냅니다.

관객은 위에서 내려다보는 구도를 통해 두 여성의 교차된 몸을 관찰하게 됩니다. 세밀한 묘사와 강렬한 색채, 그리고 양가적 분위기가 어우러져 관음적이지만 불편한 긴장감을 만들어냅니다.


1. 두 인물의 대비와 관계의 모호함

실레는 두 여성의 관계를 명확하게 표현하지 않으면서도, 관객에게 그들 사이의 미묘한 긴장과 단절을 느끼게 합니다.

  • 위쪽 인물: 거의 누드에 가까운 이 여성은 자위행위를 하고 있거나 받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녀의 팔의 비틀림과 허공을 응시하는 시선은 쾌락이 아닌 정서적 고립과 불안을 암시합니다. 몸에서 가장 강조된 부분인 입술과 젖꼭지는 생동감이 있지만, 정작 감정은 배제되어 있습니다.

  • 아래쪽 인물: 귀여운 에스닉 스타일의 드레스를 입은 이 여성은 인형처럼 묘사되었습니다. 동양적인 얼굴과 생명력 없는 눈빛은 그녀를 수동적이고 비현실적인 존재로 만듭니다. 그녀의 몸은 축 늘어져 있고, 팔다리는 생기 없이 가만히 놓여 있습니다.

이 둘은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단절된 관계를 상징합니다. 서로를 탐색하고 있지만, 그 과정에는 쾌락도 생명력도 부재합니다.


2. 남성적 시선과 객체화된 여성

이 그림은 여성의 사랑을 묘사하지만, 작품의 구도와 설정은 남성 화가의 관음적 시선을 강하게 암시합니다.

  • 위에서 내려다보는 구도: 관객은 여성의 몸을 내려다보는 위치에 놓이게 되며, 이는 전형적인 남성적 시선의 표현입니다.

  • 마네킹 같은 묘사: 아래쪽 여성의 얼굴과 팔다리는 인형처럼 표현되어 있으며, 이는 그녀가 수동적 객체로 전락했음을 의미합니다.

  • 육체 탐색의 역설: 실레는 여성의 육체를 세밀하게 탐구하지만, 그 결과는 쾌락 없는 껍질과 같은 이미지로 남습니다. 이는 여성의 주체성을 지우고 남성적 욕망의 투사물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 작품은 실레의 의도와 상관없이, 당시 시대적 한계 속에서 여성의 몸이 어떻게 객체화되는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줍니다.

얽혀 누워 있는 두 소녀
    얽혀 누워 있는 두 소녀-1915, 구아슈, 연필, 32.5×19.5cm, 알베르티나 박물관

3. 색채와 선의 표현주의적 특징

실레는 이 작품에서 색채와 선묘를 통해 감정의 단절과 육체의 비현실성을 강조했습니다.

  • 강렬한 색채: 위쪽 여성의 피부는 창백하지만 입술과 젖꼭지에 집중된 색감은 관객의 시선을 강제로 유도합니다.

  • 에스닉 드레스: 아래쪽 여성의 드레스는 화려하지만, 그녀의 생기 없는 얼굴과 대비되어 기괴한 부조화를 이룹니다.

  • 비틀린 선: 두 여성의 몸은 뒤틀리고 엉켜 있으며, 이는 불안정한 정서와 관계를 암시합니다.

실레의 표현주의적 기법은 이 그림에 감정적 긴장감과 시각적 불편함을 더하며 관객의 심리를 자극합니다.


4. 여성의 사랑과 시대적 맥락

당시 사회에서 여성의 동성애는 금기시되었고, 실레는 이를 도발적 주제로 삼아 예술적 탐구를 이어갔습니다.

  • 동성애의 표면적 탐구: 이 작품은 여성 간의 사랑을 묘사하지만, 그 표현은 남성적 시선에 의해 객체화된 결과로 나타납니다.

  • 시대적 한계: 실레는 여성의 사랑을 예술적 주제로 삼았지만, 그의 시선은 여전히 남성적 욕망과 관음성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요소는 작품에 내재된 모순과 불편함을 드러내며, 관객에게 여성의 주체성과 객체화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요구합니다.


결론

에곤 실레의 <얽혀 누워 있는 두 소녀>는 여성 간의 사랑을 복잡하게 탐구한 작품입니다. 두 여성의 관계는 연결되어 있지만 정서적으로 단절되어 있으며, 남성 화가의 시선을 통해 객체화된 여성의 이미지로 표현되었습니다. 세밀한 묘사와 비틀린 선, 강렬한 색채는 작품에 불안정한 에너지와 긴장감을 더합니다. 이 그림은 여성의 사랑과 욕망을 탐구하는 동시에, 시대적 한계를 반영한 모순적 시선을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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